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14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연 3.25%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격월로 인상되면서 2008년 12월 이후 2년3개월만에 처음으로 지난 3월 연 3.0%로 올라선 뒤 석달만인 지난 6월 연 3.25%로 인상됐다. 대외적으로 경기둔화 요인이 발생한데다 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하고 있는 상태에서 금리를 올리면 경기침체 불안심리가 생기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된다는 점이 금리 동결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연 3.25%' 중에서 (연합뉴스, 2011.7.14)
이달에도 경제노트에서 '금리'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네요. 경제가 평온했던 때가 언제 있었나 싶기는 하지만, 우리경제는 여전히 국내외적으로 짙은 불확실성 속에 놓여있습니다. 이럴 때는 '금리'라는 키워드로 '방향'을 탐색해보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이달에는 기준금리가 동결됐습니다. 연 3.25%입니다. 금통위가 지난달에 금리를 올렸었기 때문에 동결은 어느정도 예상된 수순이긴 했습니다.
이 시점에서도 우리경제는 여전히 '물가불안'과 '경기침체'라는 두개의 불안요소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춰야할지 고민스러운 상황입니다. 금통위원들도 고민이 많을 겁니다. 물가불안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면 금리를 더 올려야하고, 경기침체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 금리를 더 올려서는 안되겠지요.
물가불안세는 여전합니다. 금통위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듯합니다. 발표문인 '통화정책방향'에서 "수요 압력, 인플레 기대심리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명확히 말한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표현이 '물가상승 압력' 정도로 완곡했었습니다. 표현의 수위가 세진 겁니다. 근원물가에 대해서도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단정적'인 표현을 썼습니다.
그런데도 금리를 더 올리지 못한 것은 대외 불안요소 역시 더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두가지입니다. 우선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를 포함한 주변국가로까지 확산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메이저 국가'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통화정책방향'의 문구도 표현수위가 올라갔습니다. 예전에는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문제'라고 표현했는데, 이달에는 '유럽지역의 국가채무 문제'로 바뀌었습니다. 유럽경제 전체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미국에서 고용지표 부진과 부동산 경기 둔화 징후로 더블딥 논란이 벌어진 것도 한몫했습니다.
"물가불안 때문에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지만, 지난달에 올린데다 요즘 심상치 않은 대외 불안요인들이 더 악화되면 우리경제도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으니 일단 이달에는 동결하고 상황을 지켜보자."
이렇게 쉽게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아래에 한은의 '7월 통화정책방향' 전문을 소개해드립니다. 이달에도 읽어보시고 '방향'을 탐색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25%)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를 보면 신흥시장국 경제는 계속 호조를 나타내었으나 미국 등 선진국 경제는 회복세가 일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세계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유럽지역의 국가채무문제, 주요국 경기의 변동성 확대 등이 하방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경기는 수출이 견조한 신장세를 보이고 내수가 완만하게 증가하는 등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고용사정도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경기는 해외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일부 농축산물가격의 큰 폭 상승에 주로 기인하여 지난달 4.4% 수준으로 높아졌다. 앞으로 경기상승기조에 따른 수요압력,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가공식품가격 및 개인서비스요금이 계속 오르면서 3.7% 수준으로 상승하였으며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매매가격은 수도권에서는 약세를 나타내었으며 지방에서는 오름폭이 축소되었다. 전세가격은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졌다.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지역 국가채무문제를 비롯한 해외 위험요인의 영향 등으로 금리, 주가, 환율 등 가격변수의 변동폭이 확대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었다.
앞으로 통화정책은 국내외 금융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안정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고 운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