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10년 동안 일본은 더 이상 빚(공적이든 사적이든)을 터무니없이 쌓아가며 평생고용을 유지할 수 없다. 중국처럼 일본도 경제 모델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일본에게는 압도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빈곤 속에 살고 있는 10억의 인구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과 달리 일본은 필요하다면 사회적 불안정이 수반되지 않는 긴축정책을 견뎌낼 수 있다.
일본의 근본적인 약점은 석유, 고무, 철 등 산업을 위한 천연자원이 없다는 것이다. 산업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일본은 전 세계적인 범위에서 구매와 판매를 해야 하며, 해상 교통에 대한 접근성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국내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 경우, 일본은 다시 한 번 공격적으로 변할 여지가 많다. (285p) |
조지 프리드먼 지음, 김홍래 옮김, 손민중 감수 '넥스트 디케이드 - 역사상 가장 중요한 10년이 시작되었다' 중에서 (쌤앤파커스) |
독도에 대한 일본의 도발이 심상치 않습니다. 오늘은 방위백서에 독도를 관할하는 자위대를 명기해, 유사시 독도에 해상자위대를 파견한다는 내부방침이 확인됐다는 뉴스도 들려옵니다.
일본의 독도와 역사문제에 대한 도발이야 수 십년 동안 계속되어온 문제이지만, 과거에는 장관이나 정치인이 '망언'을 하고 한국이 항의하면 당사자가 사퇴하는 '성의'라도 보였었지만 얼마전부터는 아예 그런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도발이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동아시아의 정치, 경제적 흐름. 우리가 생존과 번영을 위해 항상 주목해야하는 주제이지요. 원래 단기적, 미시적으로만 보아서는 커다란 변화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장기적, 거시적인 시각을 가져야하는 이유입니다.
이 문제에서 우리의 관심사는 중국과 일본의 미래입니다. 한동안 중국에 대해서는 계속 밝은 미래를, 일본에 대해서는 어두운 미래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씩 반대의 전망들이 보이고 있지요. 정치경제외교 분야의 싱크탱크인 스트랫포의 CEO 조지 프리드먼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더이상 지난 20년 동안 보였던 조용하고 수동적인 거인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반면 중국은 경제적 거물의 모습을 점점 잃어갈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은 빈부격차 등 내부문제로 지금까지의 급성장에 제동이 걸리며 위기를 맞을 것이며, 일본은 오랜 잠에서 깨어날 것이라는 얘깁니다. 미국이 주시해야할 것은 중국이라기보다는 일본이라는 프리드먼의 전망이 눈길을 끕니다. 그는 일본이 위기시 해결책을 국내에서 찾지 못할 경우 다시 공격적으로 변할 여지가 많으며,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것에 문제가 생길 경우 1930년대의 파괴적인 정책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침략을 받았던 우리에게는 위협적인 시나리오입니다. 프리드먼은 "한국, 호주, 싱가포르가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인근 국가(특히 일본)와 전쟁을 치를 경우 매우 중요한 동맹국이 될 것"이라는 말까지 합니다.
얼마전 예경모 중국어공부모임에서도 미국과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중국과 일본은 모두 그 지리적 인접성 때문에 우리에게는 '위협'인 존재들입니다. 프리드먼은 앞으로 일본의 힘이 팽창하고 중국이 약해질 때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을 필요로 할 것이고, 미국도 동아시아에서 일본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한국에 의존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큰 전쟁 없이 평화로운 모습이 계속 되어온 동아시아. 활발한 경제교류가 계속되는 지금의 모습만 보아서는, 그런 미시적인 시각만으로는, 이 지역의 평화는 영원할 듯 보입니다. 그러나 시야를 정치외교, 역사까지 넓혀보면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지요. 불과 수 십년 전에 미국과 일본, 미국과 중국이 대규모 전쟁을 벌였던 역사를 우리는 기억합니다. 그때 우리는 힘이 약한 가련한 희생양의 처지였지만, 앞으로는 이 지역에서 당당한 한 축이 되어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현명하게 개척해 가야합니다.
세계경제의 넘버2인 중국, 넘버3 일본을 바로 옆에 둔 우리의 지정학적 상황, 그리고 일본의 범상치 않은 독도 도발을 보며 오늘은 동아시아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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